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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강남봉이구년 (중국한시)

by happyssony 202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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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

두보

 

岐王(기왕) ㅅ 집 안해 상녜 보다니,

崔九(최구)의 집 알ᄑᆡ 몃 디윌 드러뇨.

()히 이 江南(강남)風景(풍경)이 됴ᄒᆞ니,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두시언해>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이심상견)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원문>

 

현대어 해석

 

기왕의 집 안에서 (이구년을) 늘 보았더니

최구의 집 앞에서 (명창을) 몇 번을 들었던가? (1-2: 화려했던 시절 회상)

참으로 이 강남의 풍경이 좋으니 (봄 경치에 대한 애상)

꽃 지는 시절에 또 너를 만나 보는구나. (늙어버린 이구년을 만남)

 

 

구성

 

() : 당나라 현종의 아우인 기왕의 집에서 당대의 명창인 이구년과 대면이 잦았던 화려했던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 : '드러뇨'의 객체는 이구년의 노래이므로, 명성을 떨치던 가객 이구년의 화려했던 시절을 회상하고 있다.

() : 아름답게 펼쳐진 자연적 배경은 작자의 내면적 고뇌를 더욱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 : '곳 디는 시절'은 현실적인 계절(낙화의 계절)의 배경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종말{인간의 영고성쇠(榮枯盛衰)}를 암시하는 중의적 표현이다. 두보가 오랜 방랑 생활 끝에 이구년과의 뜻밖의 해후로 그의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고 황혼기에 접어든 서로를 돌아보며 인생 무상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시구 풀이

 

* 이구년(李龜年) : 당의 현종(玄宗) 때의 명창(名唱)

* 기왕(岐王) : 현종의 아우로 이름은 이범(李範)

* 샹녜 : 항상.

* 몃 디윌(디위를) : 몇 번()

* 岐王(기왕)ㅅ집 - 몃 디윌 드러뇨 : 기왕의 집 안에서도, 최구의 집 앞에서도 명창인 이구년의 노래를 많이 들었다는 뜻으로 대구법이다.

* ()히 이 江南(강남)風景(풍경)이 됴ᄒᆞ니 : 봄의 풍경을 제시하여, 결구(結句)의 지는 인생을 자연스럽게 부각시키고 있다. 자연과의 대비로 내면적인 애상을 돋보이게 하는 구절이다.

* 곳 디ᄂᆞᆫ 時節(시절)에 ᄯᅩ 너ᄅᆞᆯ 맛보과라 : 꽃이 지는 시절 즉,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 들어 이런 초라한 행색으로 너를 다시 만나보는구나.

 

 

핵심 정리

 

* 갈래: 칠언절구(七言絶句)

* 연대: 두보가 59(770) 때 지음

* 표현: 대구법

* 제재: 이구년(당의 현종 때의 명창, 기왕은 현종의 아우)과의 만남

* 주제: 인생무상(人生無常)

* 출전: 분류두공부시언해(分類杜工部詩諺解) 초간본 권 16

 

해설 1

 

이 시는 두보가 유랑 생활을 시작한 지 12년째인 59세 때, 곧 그의 생애를 마치던 해의 봄에 강남 탄저우[潭州]에서 지은 작품이다. 당대의 명창 이구년을 만나, 그의 화려했던 시절을 회상하고 영락한 현실의 감회를 읊었다. 특히 결구에서 영락한 인생의 황혼기와 꽃 지는 시절을 대비시켜 자연과 인생의 조화를 보여 준 점은 뛰어난 시상(詩想)으로 높이 평가된다.

 

해설 2

 

앞구에서는 아름다운 지난날에의 회상을, 뒷구에서는 각박한 현실에서의 영락의 슬픔을 읊어, 앞뒷 구는 서로 대조를 이루었다. 작자가 오랜 방랑 생활 끝에 옛 친구를 객지에서 만나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고, 황혼기에 있는 서로를 돌아보고 인생의 무상함을 한탄하였다. 서로의 인생 황혼기를 '꽃 지는 시절'로 비유함도 그 표현 기교가 놀랍거니와, 강남(江南)의 호풍경(好風景)과 과거의 화려함, 영락한 인생의 황혼기와 꽃 지는 시절을 대비하여 자연과 인생의 조화를 보여 준 점은 더욱 놀라운 시상(詩想) 전개라 하겠다.

 

해설 3

 

강남봉이구년(江南逢李龜年)은 두보(杜甫)59(770) 때 지은 칠언 절구(七言絶句)이다. 그는 방랑 도중 강남의 담주(潭州)에서 옛날 서울에서 자주 만났던 이구년을 만났다. 그런데 강남의 이 좋은 풍경 속에서 풍류객들이 만났건만 지는 꽃처럼 둘 다 옛날 화려했던 시절은 지나고 늙어서 유락한 신세이다.

화려한 시절을 다 지나 보내고 유락한 신세가 된 것을 지는 꽃에 비유하여 표현한 이 시는 과거와 현재, 떠도는 인생의 황혼과 꽃 지는 시절의 대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과거 영화로웠던 날들과 강남의 풍경, 늙고 유락한 모습과 지는 꽃의 대응에서 인생의 무상감을 느낄 수 있다.

 

참고 : 두보의 문학관과 두보 문학의 의의

그의 시는 전란 시대의 어두운 사회상을 반영하여 사회악에 대한 풍자가 뛰어나며 만년의 작품은 애수에 찬 것이 특징이다. 형식적 기교에 뛰어나고 유교적 현실주의를 표방하는 시성(詩聖)이었다. 한유(韓愈), 백거이(白居易) 등 한시(漢詩)의 대가(大家)들에게 선구적 입지를 인정받고 1,400여 편 이상의 수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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