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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감군은

by happyssony 2024.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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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군은(感君恩)

상진(정도전?, 하윤?)

 

1

 

四海(ᄉᆞ해) 바닷 기픠 닫줄로 자히리어니와,

님의 德澤(덕ᄐᆡᆨ) 기픠 어ᄂᆞ 줄로 자히리잇고,

享福無彊(향복 무강)萬世(만셰) 누리쇼셔.

享福無彊(향복 무강)萬世(만셰) 누리쇼셔.

一竿明月(일간 명월)亦君恩)이샷다.

 

현대어 풀이

 

온 세상 있는 바다의 깊이는 닻줄로 잴 수 있겠지만,

임금님의 은덕 깊이는 어느 줄로 잴 것인가?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밝은 달빛 아래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며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님 은혜이시도다.

 

2

 

泰山(태산)이 놉다컨마ᄅᆞᄂᆞᆫ 하ᄂᆞᆯ해 몬 밋거니와

님의 놉ᄋᆞ샨 ()()과 하ᄂᆞᆯᄀᆞ티 노ᄑᆞ샷다.

享福無彊(향복 무강)萬世(만셰) 누리쇼셔.

享福無彊(향복 무강)萬世(만셰) 누리쇼셔.

一竿明月(일간 명월)亦君恩)이샷다.

 

현대어 풀이

 

태산이 높다고 하지만 하늘에 미치지는 못하거니와,

임금님의 높으신 은덕은 하늘같이 높으시도다.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밝은 달빛 아래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며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님 은혜이시도다.

 

3

 

四海(ᄉᆞ해) 넙다 바다 舟楫(쥬즙)이면 건너리어니와

님의 너브샨 恩澤(은ᄐᆡᆨ)此生(ᄎᆞᄉᆡᆼ)에 갑소오릿가.

享福無彊(향복 무강)萬世(만셰) 누리쇼셔.

享福無彊(향복 무강)萬世(만셰) 누리쇼셔.

一竿明月(일간 명월)亦君恩)이샷다.

 

현대어 풀이

 

온 세상에 있는 넓은 바다는 배를 타면 건널 수 있겠지만,

임금님의 넓으신 은덕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갚겠습니까?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밝은 달빛 아래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며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님 은혜이시도다.

 

4

 

一片丹心(일편단심)뿐을 하ᄂᆞᆯ하 아쇼셔.

白骨糜粉(백골 미분)丹心(단심)이 가리잇가

享福無彊(향복 무강)萬世(만셰) 누리쇼셔.

享福無彊(향복 무강)萬世(만셰) 누리쇼셔.

一竿明月(일간 명월)亦君恩(역군은)이샷다.

 

현대어 풀이

 

영원히 변치 않는 제 참된 마음을 하늘이시여 아시옵소서.

백골이 가루가 된다고 한들 충성심이야 변하겠습니까?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끝없는 복을 누리시며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밝은 달빛 아래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며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님 은혜이시도다.

 

어구풀이

 

* 닫줄: 닻줄, 닻을 매단 줄

* 자히리어니와: 재려니와

* 향복 무강(享福無彊): 끝없이 많은 복을 누림

* 일간 명월(一竿明月): 밝은 달빛 아래에서 낚시질을 함

* 역군은(亦君恩)이샷다: 역시 임금님의 은혜이시도다.

* 놉다컨마ᄅᆞᄂᆞᆫ: 높다고 하건마는

* 하ᄂᆞᆯ해 몬 밋거니: 하늘에 미치지 못하거니와

* 노ᄑᆞ샷다: 높으시도다.

* 넙다ᄒᆞ: 널따란

* 쥬즙(舟楫): 배의 노, 곧 배를 뜻함

* 은ᄐᆡᆨ(恩澤): 은혜와 덕택

* ᄎᆞᄉᆡᆼ(): 이승, 이 세상

* 일편 단심(一片丹心): 변치 않는 참된 마음

* 백골 미분(白骨糜粉): 백골이 가루가 된다고 한들

* 가ᄉᆡ리잇가: 변하겠습니까?

 

핵심정리

 

* 지은이: 상진(尙震)으로 널리 알려졌으나, ‘정도전' 혹은 하윤'으로 보는 견해가 있음

* 연대: 조선 초(명종 때)

* 출전: 악장가사〉․〈고금가곡에 가사 실림

* 형식: 속요체, 분연체(4)

* 성격: 송축가(頌祝歌), 교술적

* 표현: 임금의 은덕을 극단적인 대상과 비교하여 과장적으로 찬미

* 제재: 임금님의 은덕

* 주제: 임금님의 은덕과 송축

 

해설 1

 

군왕의 성덕이 끝이 없음을 칭송하는 내용의 노래로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형식적으로 볼 때, 분절체로 되어 있다거나 후렴구가 있는 점 등은 고려 속요와 맥을 같이 한다.

 

이 노래는 작품 속의 비유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상투적이며, 필요 이상으로 과장법이 구사되고 있을 뿐 아니라, 문학적인 긴장이 결여되어 있는 등 문학성이 높은 작품으로 보기 힘든 요인이 많다. 각 연의 끝에 보이는󰡐亦君恩(역군은)이샷다󰡑는 맹사성의 <강호사시가>와 송순의 < 면앙정가>, 신흠, 조존성의 시조 등에도 나타나는 구절이다. 그 구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 몸이 칩지 아니 옴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 맹사성의 < 강호사시가>중에서

이 몸이 이렁굼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 송순의 <면앙정가>중에서

백 년을 이리 지냄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 신흠의 시조에서

무어라 聖世躬 (성세 궁경)亦君恩(역군은)이샷다. - 조존성의 시조에서

 

이 노래의 지은이를 흔히 상진이라고 하나 <조선왕조실록> 세종 242월 기록에󰡐감군은󰡑이란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조선 성종부터 명종 때의 문신인 상진의 경우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또 정도전이나 하륜이라고 보기도 하나, 이 경우도 정확한 증거가 전해지지 않다.

 

해설 2

 

이 작품의 전체 4장 가운데에서 제3장까지는 첫 줄의 끝이 ()니와로 똑같다. 이 어미는 양보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그 다음에 진술되는 것이 훨씬 크고 중함을 뜻하게된다. 둘째 줄에서 임금님의 은혜가 바다의 깊이, 태산의 높이, 바다의 넓이그 어느 것보다 크고 중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표현 구조는 오늘날 어머님의 마음에 나오는 한 구절을 연상하게 해 준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높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가 바로 그것이다. 이 두 노래의 표현 구조가 같다는 사실은 우리 문학이 생활과 밀착되어 있다는 점과 전통적이고 보편적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준다. 한글 창제로 기록된 국문 문학의 초기 작품에서 이 점을 알 수 있다는 데 이 작품 감상의 한 가지 의의가 있다.

 

이 작품에 대한 문학적 평가는 여타의 조선조 악장에 대한 평가와 마찬가지로 군왕의 송덕(頌德)을 위주한 만큼 더러 사실(事實)이라 할지라도 아유적(阿諛的), 과장적인 찬사에 불과”(이병기, ‘국문학전사’)하다거나 그 문학 정신은 비판 정신을 찾아볼 수 없는 아첨하는 태도가 농후하게 반영되어 있다.”(정병욱, ‘한국 고전시가론’)고 혹평받아 왔다. 사실 이 작품 같은 송축가는 송축을 받는 당사자나 혹은 그 정치 체제에 적극 동조하는 자 이외에는 그 내용에 공감을 가지기는 힘들 것이다. , 문학적으로 우수하거나 감동을 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작품에 사용된 비유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상투적이며, 식상할 정도로 과장법이 구사되고 있으며, 문학적 긴장이 결여되어 있는 점 등은 이러한 평가를 낳게 하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다른 송축가와 구별되는 독특한 면모는 후렴구의 마지막 一竿明月(일간 명월)이 역군은(亦君恩)이샷다라는 구절에 있다. 一竿明月’(자연을 즐기는 생활)君恩’(왕덕과 찬양과 송축)이라는 대조적 이미지를 연결시키는 사상은 이전의 송축가에는 흔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에서 이러한 기법을 구사한 이후로 그 뒤를 이은 많은 가사, 시조 등의 작품에서 자연과 임금을 별개의 것이 아닌 등가물(等價物)로 놓고 충군을 노래하게 되었던 것이다.

 

위와 같은 감군은이 본보기가 되어, 자연과 충군(忠君)이 등가(等價)물로 인식하는 작품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 한 예를 들어 본다.

 

江湖(강호)에 겨월이 드니 눈 기픠 자히 남다.

삿갓 빗기 ᄡᅳ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이 몸이 칩지 아니ᄒᆡ옴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맹사성의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동사(冬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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