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5 고공답주인가 (가사) 고공답주인가(雇工答主人歌) 이원익 작품 해제 문답가(問答歌) 계열의 가사로서 허전의 고공가(雇工歌)>에 화답하는 형식의 작품이며 ‘고공답가(雇工答歌)’라고도 한다. 명신(名臣)이었던 이원익이 임진왜란을 겪은 후 지었다 하며, 순조 때 필사된 것으로 보이는 잡가(雜歌)>라는 노래책에 실려 전한다. 작자가 영의정을 어른 종에 빗대어, 상전인 임금의 말을 듣지 않는 종과 머슴들을 꾸짖고 어른 종의 말을 듣지 않는 상전을 간(諫)하였다. 총 86구로 되어 있다. 집안를 다스리는 도리는 주인을 위하여 머슴들이 먼저 열심히 일해야 하고, 주인은 집안을 바로 잡기 위해 종들을 휘어잡아야 한다고 했다. 종들을 휘어잡는 방법으로는 상벌을 분명히 해야 하고, 상벌을 공평하게 하려면 어른 종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임란.. 2024. 9. 8. 고공가 (가사) 고공가(雇工歌) 허전 작품해제 조선 중기 임진왜란 직후에 허전이 쓴 노래로, 국사(國事)를 한 집안의 농사일에 비유하여, 정사에 힘쓰지 않고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는 관리들을 집안의 게으르고 어리석은 머슴에 빗대어 통렬히 비판한 작품이다.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글 전체가 우의적 수법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의 한 어버이’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를, ‘여드레갈이’는 곧 조선의 팔도(八道), ‘고공(雇工)’은 나라의 녹을 받아먹는 신하를, ‘화강도’는 임진왜란 때의 왜적을, ‘농사’는 나랏일(國事)을, ‘밥사발’은 신하들이 지급받는 녹봉을 각각 비유한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임진년의 환란 때 왜구들에게 온 삼천리강산이 무참하게 유린되어 온 산하와 백성들이 도탄에 빠졌음에도, 밥그릇 싸움에.. 2024. 9. 8. 계축일기 (수필) 계축일기 어느 궁녀 서궁록 제1권 임인년(선조35년)에 중전께서 잉태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가가 중전을 놀라게 함으로써 낙태하시게 할 양으로 대궐 안에 돌팔매질도 하고 궐내 사람들을 움직여 나인들의 변소에 구멍을 뚫고 나무로 쑤시며 강도가 들었다고 소문을 내니, 이때 궁중에서도 유가를 의심하는 바 없지 않았다. 계묘년에 중전께서 공주를 낳으셨다. 그런데 대군을 낳으셨다고 유가는 잘못 듣고 아무런 대답도 않고 있다가 공주를 낳으셨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야 무엇을 주더라니 이로 미루어 보아도 얼마나 중전을 미워했는지 알만하지 않은가. 그 후 병오년에 대군을 낳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유자신은 집에서 음흉한 생각을 한 나머지 적자가 태어났으니 동궁의 자리가 위태롭다며 동궁을 모시고 있는 권세 있는 신하들.. 2024. 9. 8. 계녀가 (가사) 계녀가(戒女歌 ) 작자미상 아해야 들어봐라 내 본래 소루하야 범사에 등한하고 자녀지정 바이 없어 오남매 너 하나를 십칠년 생장토록 일언반사 교훈없이 자행자재 길렀으니 견문이 바이 없어 일무가관 되었으니 연거장성 하였으며 매작이 구혼하니 울산산성 엄씨댁에 길연이 거리런가 문벌도 좋거니와 가법이 장할시고 층층분 인심인물 뉘 아니 칭찬하리 사심이 과협하야 일언에 결약이라 어구풀이 * 소루(疏漏) : 생각이나 하는 일 따위가 꼼꼼하지 못하고 조심과 주의가 모자라는 것 * 범사(凡事) : 온갖(모든) 일. * 등한(等閒) : 주의를 돌리지 않고 무심한 것. * 자녀자정(子女慈情) : 자녀에 대한 알뜰한 애정. * 일언반사(一言半事) : 한마디의 말* 자행자장(自行自長) : 마음대로 교양없이 자라는 것.* .. 2024. 9. 8. 경세유포 (수필) 경세유표에서 정 약 용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의 전지(田地)는 10경(頃)이고 그 아들은 10명이라고 하자. 그 들 중 한 아들은 전지 3경을 얻고, 두 아들은 2경을 얻고, 나머지 네 아들은 전지를 얻지 못하여 울면서 길거리에서 뒹굴다가 굶어죽게 된다면 그 사람을 부모 노릇 잘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늘이 백성을 내릴 적에 먼저 전지를 마련하여 그들로 하여금 먹고살게 하였고, 또 한 백성을 위하여 군주(君主)와 목민관(牧民官)을 세워 그들의 부모가 되게 하였으며, 백성의 재산을 균등하게 하여 다함께 잘 살도록 하였다. 그런데도 군주와 목민관이 팔짱만 끼고 앉아 아무 일도 안 한다면, 그 아들이 서로 싸워서 재산을 빼앗고 자기에게 합치는 일을 못하게 막을 자는 누구란 말인가? 힘센 자 .. 2024. 9. 8. 경설 (설) 경설(鏡說) 이규보 거사(居士)가 거울 하나를 갖고 있었는데 먼지가 끼어서 흐릿한 것이 마치 달이 구름에 가리운 것 같았다. 그러나 거사는 아침저녁으로 이 거울을 들여다보며 용모를 가다듬곤 했다.한 나그네가 거사를 보고 이렇게 물었다. “거울이란 얼굴을 비추어 보는 물건이든지, 아니면 군자가 거울을 보고 그 맑은 것을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당신의 거울은 안개가 낀 것 같아서 얼굴을 비추어 볼 수도 없고, 그 맑은 것을 취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오히려 계속하여 비춰 보고 있으니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거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거울이 맑으면, 얼굴이 잘생기고 예쁜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얼굴이 못 생겨서 추한 사람은 오히려 싫어할 것입니다. 그러나 잘생긴 사람은 적고, 못생긴 .. 2024. 9. 8. 이전 1 2 3 4 ··· 6 다음